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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쌍둥이 임신은 얼마나 힘들까

by 리에쥬 2021. 8. 9.

 세 쌍둥이를 임신 중인 황신영 씨가 요즘 숨을 쉬기도 어렵고 온 몸이 부어 힘들다고 합니다. 저도 임신기간부터 육아하는 지금까지의 시간 중 임신 기간이 제일 힘들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쌍둥이 임신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고충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내 몸엔 세개의 심장이 뛰고 있다.

  • 심장이 콩콩 뛰기 시작하는 임신 7주부터 산모의 몸에는 세 개의 심장이 뛰게 됩니다. 그 말인즉슨 심장 부하를 온전히 산모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생명의 경이로움은 잠깐이고 감당해야 하는 부하가 부담스럽기 시작했습니다.
  • 숨을 쉬기 어렵습니다. 심장병 환자라도 된 듯 계속 숨이 찬 느낌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기 때문에 몸이 항상 무겁습니다. 배가 많이 불러오는 임신 후기에나 그럴 줄 알았는데 임신 초기부터 숨차는 증상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집니다.
  • 임신 중기부터는 배가 정말 자주 뭉칩니다. 일종의 자궁수축인데 자궁이 딱딱하게 굳는 느낌입니다. 이 때 산소가 공급되는 혈관이 눌려져 산소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진다고 합니다. 아기도 힘들지만 산모인 저도 숨이 콱 막혀오는 느낌이 들어 눈앞이 하얘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임신 중기부터 시작된 막달 임산부의 힘든 시간

  • 보통의 임산부는 임신 중기가 되면 날아다닌다고 표현합니다. 입덧도 사라지고 몸도 어느정도 편안해지고 호르몬도 안정되어 아주 좋은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쌍둥이 임산부는 임신 중기부터 배가 많이 부르기 시작합니다. 아이도 둘이고 호르몬 수치도 높기 때문입니다. 편안해지기는 커녕 너무 빨리 커진 배 때문에 자궁 수축이 시작되어 조산 위험까지 있어 심적으로도 아주 부담스러웠습니다.
  • 일주일 간격 두고 임신한 단태아 임산부 언니와 비교하니 증상이 정확히 2달 차이가 났습니다. 제가 지금 겪는 문제들을 그 언니는 두 달 이후에 겪었습니다. 8개월부터 느끼는 막달 임산부의 고충들을 저는 6개월부터 느낀 셈이지요.
  • 실제로 임신 27주차에 막달 임산부에게나 나타난다는 치골통이 나타났습니다. 인대가 찢어지는 고통에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 휠체어를 타고 생활을 했습니다. 조산 위험이 있어 누워만 있어야 하는데 누우면 숨이 막히고 돌아 누우면 치골 결합 부분이 아파 도저히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침대에서 못 일어난다면 그대로 실신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혼자 있을 땐 절대 침대에 눕지 않았습니다. 앉거나 서면 경부 길이가 짧아져 조산 위험이 있다고 하여 무중력 의자에서 누워 지내며 생활을 했습니다.

 

조산 위험 경계 또 경계

  • 임신 18주에 방콕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타국에서 엄청난 자궁 수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조기진통인 셈인데 그 때 처음 겪은 진통과 타국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괜히 여행을 왔다고 후회도 많이 했었습니다.
  • 귀국하자마자 병원을 찾아가니 큰일 날 뻔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양수가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본래 양수가 많은 건 아주 건강하고 좋은 일이지만 쌍둥이라 조산 위험이 커졌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양수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조절하려 애를 많이 썼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학병원으로 전원 했습니다.
  • 대학병원 교수님은 쌍둥이 아이들 크기가 단태아만큼 크다고 했습니다. 크게 타고난 아이들은 양수도 많은 경우가 있으니 엄마가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뎌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조산 위험이 크니 가능한 누워만 지내라는 이야기를 붙였지요.
  • 조산에 대한 마음고생은 정말 큽니다.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아이의 재태 기간이 정해진다 생각하니 아무것도 허투루 할 수가 없습니다. 양수량을 줄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최대한 경부 길이를 유지하기 위해 누워 지냈습니다.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매일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생활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조차 아이에게 전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애써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됩니다.

 

2회의 조기진통, 그리고 입원 생활

  • 조산 위험에 대해 알게 된 후 저의 목표는 오로지 '37주까지 버티기'였습니다. 정상 만삭이라는 37주까지 버텨 아이들을 건강하게 낳고 싶었습니다. 조산해도 건강한 아이들이 많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부분인 데다 실제로 미숙아는 신체의 미성숙함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그걸 검사하는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기진통을 두 번이나 겪었고, 입원 생활도 한 번 했습니다. 34주 정기 검진을 갔을 때 수축이 강하게 잡히고 자궁문이 1cm 열려있는 상태가 확인되어 응급으로 입원을 했습니다. 34주가 넘어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 하여 약물 없이 체액 성분 수액만 맞으며 진통이 심해지는지 지켜보았습니다.
  • 하루에 수차례 태동검사를 하고 만일을 대비하여 일시적 금식을 유지하며 수술 준비를 했지만 다행히 진통은 미세하게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원한 지 5일 만에 퇴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후로 쌍둥이 엄마들을 만날 기회가 몇 있었는데 저의 경우엔 정말 입원 생활을 적게 한 편이었습니다. 다들 기본 한 달씩 조산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쌍둥이 카페에서는 조산 위험이 커 의사 권유하에 입원하여 아이들을 지켜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각종 임신 합병증의 고위험군, 쌍둥이 임신.

  • 쌍둥이 임신은 그 자체만으로 온갖 합병증의 고위험군입니다. 한 명만 품어도 목숨 걸고 하는 게 임신과 출산인데 둘을 품었으니 얼마나 몸에 무리가 많이 갈까요? 호르몬 수치도 높아 임신 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 위험 역시 큽니다.

 출산을 하고 나니 정말 몸과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모두들 아무리 힘들어도 뱃속에 있을 때가 낫다고 하지만 저는 출산 후가 훨씬 좋습니다. 온전히 건강한 출산을 위해 나 혼자 견뎌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둘을 품은 저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셋을 품은 황신영 씨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유의 쾌활함으로 임신 기간을 잘 버티고 있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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